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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온 줄…" 한국인도 잘 모르는 외국인 '템플스테이 핫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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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골굴사는 한국 불가의 고유 무술 ‘선무도’를 체험할 수 있는 사찰로 유명하다. 1992년부터 선무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골굴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전촌항 사룡굴 해변에서 선무도 수련에 나섰다. 참가자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백종현 기자  

전국 템플스테이 사찰 가운데 외국인 참가자가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한국 3대 사찰로 꼽히는 통도사·해인사·송광사도 아니고, BTS RM이 찾은 전남 여수의 향일암도 아니다. 경북 경주 함월산 중턱의 골굴사와 북한산 자락 금선사가 외국인 사이에서 ‘템플스테이 핫플’로 꼽히는 절집이다. 이들 사찰은 한국인보다 외국인 참가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골굴사는 선무도를 수련할 수 있는 ‘K소림사’로, 금선사는 도심 속 힐링 도량으로 통한다. 외국인 틈에 껴 두 사찰을 체험하고 왔다.

K소림사 아뵤! - 골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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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굴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이들이 선무도의 장족앞차기를 수련하고 있다. 대부분이 무술 초보라 동작은 서툴지만, 표정만큼은 환하다. 백종현 기자

골굴사는 외국인 사이에서 ‘템플스테이 성지’로 통한다. 지난해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외국인 약 7만8000명 중에서 약 2만 명, 그러니까 무려 4분의 1이 골굴사로 몰렸다.

골굴사는 1992년 주말 수련회 형식으로 체류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템플스테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부터 사찰 체험 문화를 이끌어온 셈이다(템플스테이는 2002년 월드컵 때 외국인을 위한 문화 체험 숙소로 도입됐다).

골굴사의 인기 비결은 간단하다. 골굴사는 한국 불가의 고유 무술 ‘선무도(禪武道)’를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사찰이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소림사’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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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 동상의 동작을 따라하며 인증 사진을 담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백종현 기자  

지난달 21일 골굴사 템플스테이에 나섰다. 참가자 20명 가운데 한국인은 3명뿐이었다. 외국인 국적은 아르헨티나·스위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벨기에·스페인 등 다양했다. 한국어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온 마르타가 “챗GPT가 알려줬다. 가톨릭의 나라에서 와서 절의 모든 것이 신비롭다”고 말했다.

오후 3시 선무도 시범공연을 시작으로 템플스테이가 시작됐다. 20년 경력이라는 현웅법사의 구령에 맞춰 사족보행·장족앞차기 같은 무술 동작을 하나하나 수행했다.

참가자 20명 모두 무술(武術)의 ‘武’자도 모르는 생초보였다. 생각처럼 안 따라 주는 몸을 쓰느라 곳곳에서 신음과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정적인 선요가·선기공·선체조 같은 수련법은 그나마 수월했다.

골굴사 주지 적운스님은 “선무도는 단순한 무예가 아니라 정신 수양까지 포함하는 수행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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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굴사 자연 석굴 앞, 참가자들이 선무도 자세를 취하며 기념 촬영에 나섰다. 백종현 기자


골굴사는 국내 유일의 자연 석굴사원으로도 유명하다. 함월산(584m)의 응회암 절벽을 따라 기기묘묘한 형태의 석굴이 12개나 뚫려 있다. ‘골굴(骨窟·뼈가 있는 굴)’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절에 붙은 연유다. 선무도 수련 후 석굴에 올랐다. 높이 4m 마애여래좌상 앞에서 다 함께 ‘아뵤~’를 외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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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굴사에서 맛본 콩국수. 외국인 참가자들도 엄지를 들어 올리며 호평했다. 백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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